글쓴이:박소연님 | 날짜:2003-05-28
이름도 아련한데
벌써 10년도 더 되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어떤 사진전시회에 갔다가
김영갑님의 오름사진이 실린 작은 포스터를 얻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지리를 가르치고 있던 저는,
학생들에게 보여줄 정말 좋은 자료가 생겼다고 내심 만세를 불렀었지요.
제주도의 화산과 오름을 설명하면서
그 사진을 보여주었지요. 아이들은 오름이란 말조차 신기한데다가
꼭 밥그릇 엎어놓은 것 같은 기생화산의 모습에 잠시 호기심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저로서는 그걸로 족했지요.
후에 오름이 찍혀있는 엽서와 도록을 선물받았습니다.
바로 김영갑 선생님으로부터요.
대학로에서 댕기머리를 하신 선생님과 찻집에 마주 앉았었는데
괜시리 주변 시선에 신경이 쓰이더군요.
그 때는 남들과는 많이 다른 , 그런 선생님이 조금은 부담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뭐, 그 이후엔 다시는 선생님과 만난 적은 없었습니다.
제가 아는 분을 통해서 선생님이 마라도에도 자주 가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었지요.
그러고는 세월이 이렇게 흐르는 동안
오름사진과 선생님의 성함은 기억 속에서 사라진 줄만 알았는데,
방금 전 tv에서 김영갑 선생님을 보았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나갈때 나왔던 석양빛의 사진 한 장 처럼 아련했지만,
번개가 치듯이 생각이 나더군요.
많이 편찮으시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틀림없이 잘 이겨내시리라고 믿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절 기억하지 못하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선생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방송을 보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이 홈페이지에 와서 보니
선생님은 제주와 제주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쾌차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어딘가 버리지 않고 곱게 싸두었었는데..
오름사진 엽서를 찾아봐야 하겠군요..
박소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