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그가 있었네
이 옥 진
그는 가버렸지만 섬은 그를 보내지 않았다
온몸으로 껴안았던 오름의 어깨를 따라
두모악* 너른 품속에 댕기머리 그가 있다
노을 속 억새 울리는 바람의 눈동자에
눈 내린 들판 위 그림이 된 나목 곁에
빛 어둠 찰나를 가르는 구름 속에 그가 있다
현무암 구멍마다 산수국향 머무는 곳
흩날리는 눈발 속 눈시울 붉은 동백으로
되살아 이어도가 된 김영갑이 웃고 있다
*김영갑갤러리, 원래는 한라산의 뜻
***갤러리 두모악을 여러 번 다녀오고 나서 쓴 시조입니다.
작년에 발간한 <먼나무 숲으로>시집에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