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제비꽃님 | 날짜:2004-12-15
<감사합니다>
지난해 겨울이던가요.
우연히 신문에서 눈에 크게 들어오는 사진이 있었습니다.
겨울 나목의 숲이 한켠에 자리했고 그 뒤로 가득 번져나듯 펼쳐진 겨울하늘.
저는 그 사진을 오려서 저의 작기장(기록노트)에 넣어갖고 다니며
한 친구(사진을 취미삼아 찍는)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하였습니다.
얼마전 근처 서점에 아이들과 함께 놀러 나갔다가
우연히 <그섬에 내가 있었네>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서점에 있는 동안만 책속의 사진이나 '공짜'구경해야겠다 싶어
꺼내어 펼쳐 보았습니다.
듬성듬성 사진을 들춰보다가 주변의 글귀들을 읽어가며....'어.뭐지? 이 아저씨가..'
하는 호기심이 저를 점점 자극했습니다.
그 책을 사기로 결심,집에 갖고 와서는 이후 내내 '푹~빠져'들었습니다.
이런 삶도 다 있네!
100년전에 살다 간 빈센트 반 고흐 생각이 문득 났습니다.
그와 참 닮았구나.
책을 읽어가며 밑줄을 긋고 더 와닿은 그의 독백들에는
별표도 두개,세개씩 붙이고하며 사나흘 간을 저는 그분을 만났습니다.아주 진하게요.
책 속에 들어있던 사진들중 한 장이 바로 작년 겨울즘 제가 신문에서 오려
수첩에 끼워갖고 있던 바로 그 사진이었더군요.
사진 찍는 친구와 잠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너도 한번 읽어봐라.그 아저씨 고향도 니네 동네 부여란다.(참고 저는 그 윗동네 공주)
어떻게 이렇게 20여년을 일관하게 살아올 수가 있는거지.
근데....왜 이 아저씨 이제 이런 병에 걸려서 이렇게 아파야 되지.왜..."
이 초겨울 아주 충격의 모습으로 제게 다가온
한 예술인의 '진정한 모습'이었습니다.
<지극한 아름다움은 고통의 샘을 통해 길러진다> 라던가요.
그러나 그 결정체(아름다움)을 얻기 위한 그 분의 '고통의 샘'은 너무도 깊고
가혹한 듯 싶습니다.
이 가혹함을 어찌 풀어야 될까요.
'기적의 소생'만을 기원해 볼 따름입니다.
2004년의 저믄달에 두루 감사함 입니다.
~분당에서 서른 중반의 젊은 아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