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03 글쓴이:kygun님
두모악
2011-08-10

글쓴이:kygun님 | 날짜:2005-01-03

 

죽음 앞에서 '참 아름다움'을 보았다

http://www.chosun.com/national/news/200501/200501030462.html

불치병 딛고 전시회 사진작가 김영갑씨

조선일보 정재연기자 whauden@chosun.com

입력 : 2005.01.03 18:29 08'

 

 

▲ 김영갑씨

 

불치병과 싸우면서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아온 사진작가 김영갑(48)씨가 서울에서 전시회를 연다. 전시는 10~15일 서울 프레스센터 1층 서울 갤러리에서 열린다.

하지만 김씨는 근육이 마비되면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을 앓고 있어 전시장에 오지 못한다.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 죽을 먹어야 하고 혀까지 굳어 지금은 전화 통화도 어렵다. 사진 장비를 들 수 없어 촬영도 멈췄다.

 

그러나 김씨는 전시를 앞두고 작가노트에 “달팽이 걸음으로, 굼벵이마냥 굴러서라도 완주하겠다”고 적었다. 지난해 한 사진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죽음을 대면해 보기 전의 그 아름다움은 지금 내가 이해하는 아름다움이 아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시에는 그가 그토록 사랑한 제주 풍경 사진 70여점이 나온다. 이번에 하고 나면 언제 또 전시를 열지 알 수 없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김씨가 제주도에 내려온 지는 꼭 20년 됐다.

 

공고 졸업 후 월남전에 참전했던 큰형에게 카메라를 선물 받은 뒤 사진에 푹 빠졌다고 한다. 사진기 하나 메고 전국을 떠돌다가 “섬에 살며 섬의 외로움과 평화를 사진에 담겠다”며 1985년 제주에 정착했다. 한라산 마라도 노인 해녀 오름 바다 들판 구름 억새를 사진에 담았다.

 

▲ 김영갑씨의 제주 풍경 사진 작품

 

그러다 치료법은커녕 발병 원인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희귀병 진단을 받은 때가 2001년이다. 그러나 김씨는 치료보다 사진에 더욱 열중했다. 이듬해에는 관객이 제주 풍경 속에서 제주 사진을 감상하도록 남제주군 성산읍 삼달리 폐교에 사진 갤러리도 열었다. 이름은 ‘김영갑 두모악 갤러리’. 근사한 정원까지 딸린 갤러리는 김씨의 사진 에세이집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들고 친필 서명을 받으려는 팬들이 찾아오는 제주도의 명소가 됐다.

 

이번 서울 전시는 작가를 후원하고 싶어하는 법조계 재계 문화계 사진계 인사 20명이 뭉친 ‘김영갑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열리게 됐다. 김씨는 “봄부터는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다시 사진을 찍겠다”는 각오를 밝혔다고 주변 인사들은 전했다. (02)2000-9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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