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김미숙님 | 날짜:2005-04-11
오빠에게
몇번을 썼다가 지웠네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무슨 뜻일까, 어떤말을 해야할까 망설이던 시간이
너무도 많이 지나갔어요.
마음이 아파요.
어떤 성공이나 인정도 오빠가 아프다는 사실앞에선
중요하지않네요.
인정많으시던 당숙모님 때문에 오빠들까지 모두 좋게 느껴졌었는데
어떤 모습이라도 건강하게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었더라면..
무슨 뜻일까,
그 분의 뜻일까,
오빠가 아프게 된것이 제주 탓일까,
오빠를 지탱시킬수 있는게 제주일까,
암실의 약품 탓일까,
혼자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
늦어도 3월안에는 부모님 모시고 찾아가려 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게 되었네요.
남이 아니라서 그럴까요,
어딘가 닮은것 같아 그럴까요,
무어라 표현할수 없는 이 기분!
그저 아프지 않고 굶지 않고 죽지 않고
생존하는 것만이 목표가 되어버린 네아이의 엄마로써
누구를 원망해야할지 망연자실 합니다.
오빠를 보는것이나
오빠를 더욱 처연하게 만드는 소름끼치는 사진을 보는 것이나
두렵고 속이 상합니다.
아프기 이전에도 치열했었고 사진은 오빠만의 발견이었음인데
배고플때 밥값이나 부쳐드릴걸 후회만이 밀려옵니다.
도울길이 무언지
그 옛날 오빠가 불러봤던 하나님께 무어라 기도해야할지
스스로도 죄로 얼룩져 중보조차 제대로 못하고..
내가 조금만 덜 바쁘고 마음의 관심을 나누고 살았더라면
지금의 이 속상함은 없었을것을..
사진속의 얼굴이 너무 낯설어져서 자꾸만 눈길을 피하고 싶어집니다.
오빠가 아프지 않았더라면 반갑게 씩씩하게 나를 맞아줄수 있었을텐데..
앞으로도 얼마나 성실하게 안부를 전할수 있을지
오히려 오빠가 모르는듯 사는게 나을지까지 생각했어요.
글 올렸으니 안부 여쭐께요.
제주의 자연이 오빠의 날을 연장시켜주고
육체의 고통이 덜하시기를 기도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