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26 글쓴이:미수리네님
두모악
2011-08-15

글쓴이:미수리네님 | 날짜:2005-07-26

 

님의 명복을 빕니다.

벌써 오래전입니다. 잡지 <샘이 깊은 물>에 난 광고를 보고 엽서를 주문했더니 처음 주문한 사람이라면서 고맙다는 편지를 손수 편지지에 적어 보내주셨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편지까지 주셔서 제가 더 고맙다는 답장을 드렸고, 그러고서도 사진집 선물을 받았고, 시간 있으면 제주도에 한 번 가겠다는 답장을 드린 것이 벌써 12년 전인지 13년 전인지...... 그저 아름다운 사진을 본다는 즐거움만 느꼈지, 사실 제주도에까지 찾아가서 그 '유명한' 사진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저, 사진을 좋아해서 카메라 작동하는 방법 정도만 배운 저에게 '사진작가'는 너무도 접근하기 어려운 존재였지요. 맞춤 제작하신 편지지 하며 글씨 하며...그저 '황홀(?)'하기만 했을 뿐이지요.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직장 생활에 가정 돌보기에 바쁘다는 핑계로 님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시간이 길었습니다.

컬러 사진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님의 단행본을 보고 님의 깊은 병을 알았습니다.그때 바로 연락을 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연락을 드리면 기억하실지를 생각한 시간이 또 한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직접 만나뵙고 고마움을 표했어야 하는데, 이렇게 뒤늦은 추모의 글을 올려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한 줄 남기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름다운 사진을 만날 수 있게 해 준 님, 사진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준 님, 내가 좋아하는 사진작가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예전의 그 엽서는 친구들에게 모두 나누어주어 한 장도 남아있지 않지만 님의 사인이 남아 있는 책을 다시 들춰보며 지난날의 추억과 함께 님을 떠올려 봅니다.

진정 아름다운 곳에 가셨겠지요? 그곳에서는 건강하게 맘껏 사진 찍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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