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30 글쓴이:멀리 혹은 가까이님
두모악
2011-08-15

글쓴이:멀리 혹은 가까이님 | 날짜:2005-07-30

 

어리석은 환상!

저는 후원회 내용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좋은 건지, 선생님이 원하셨던 방향이었는지도요.

하지만,

갤러리는 누군가의 감상이나 추억으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감동해마지 않았던 그 설레임과 충격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주기 위해 그 곳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환상에 젖은 상념보다는 현실에 의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갤러리 운영에 돈이 뭐 그렇게 필요하냐구요?

큰일 없이 살아가는 한 개인에게도 꼽을 수 없을 만큼의 비용이 듭니다.

하물며, 한 기관이 움직이는데 자금이 필요없겠습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지출이 있을 것입니다.

작품보관이나 갤러리 현상 유지가 감상만으로 되는 것입니까?

선생님이 남기신 방대한 필름의 보관과 관리, 허름하기 짝이 없는 폐교(갤러리)의 보수작업,

에어콘도 온풍기도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갤러리를 지켜야 할 직원분들,

(겨울과 여름에 모두 가보았는데, 갤러리 안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의 혹한. 혹서였음)

그리고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할 작품 정리작업 등등등

(제가 갔을 때에는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직원분이 손님이 올 때만 불을 켰다가,

나가면 바로 끄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나 자신이 제주 시골에 쳐박혀 몇 년이고 자원봉사를 할 자신이 없다면

갤러리에는 별 돈이 필요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해서는 안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나그네일 뿐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중에 그 곳을 만난 것에 감사하고,

그 감동이 다른 분들에게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래야 합니다.

우리는 그저 그 곳을 밟아 본 것을 행복에 겨워 추억할 뿐

실제로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지 않습니까.

 

어리석은 환상은 갤러리가 과거의 추억 속에만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몹시 이기적이고, 편협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모악이 아름다운 추억만을 간직한 채 문을 닫는 가슴 저린 사태가 일어나야 합니까?)

저는 갤러리가 계속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께서 목숨과 맞바꾼 장소이고,

어디서고 보기 드문 국제적인 수준의 갤러리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선생님도 계시지 않으니, 갤러리 운영이 굉장히 힘들 것입니다.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갤러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분들을 응원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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